형평법 Equity Law의 발전과 신탁 Trust

형평법 Equity Law의 발전

형평법 Equity은 본래 Court of Chancery에서 관할하고 집행하던 법 체계를 의미한다. 13세기에서 15세기 사이, 보통법 common law의 경직성으로 인해 소송 당사자들은 정의를 구하기 위해 국왕 King에게 직접 청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왕은 이러한 권한을 대법관 Chancellor에게 위임했고, 이에 따라 설립된 Court of Chancery이 내린 법적 결정을 형평법 equity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19세기에 이르러 형평법 역시 과거의 보통법과 마찬가지로 경직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제정된 Judicature Acts 1873 & 1875는 기존의 이원화된 법원 체계를 통합하여 Supreme Court of Judicature를 창설했다. 이는 오늘날 영국의 대법원 Supreme Court가 아닌, 19세기 당시 고등 법원 High Court of Justice과 항소 법원 Court of Appeal을 아우르는 통합 사법 기구를 의미한다.

이 개혁을 통해 High Court 내에 형평법 사건을 주로 다루는Chancery Division와 보통법 사건을 주로 다루는 Queen’s Bench Division (QBD로 약칭 – 현재는 King’s Bench Division, KBD) 등으로 부서가 나뉘어 배치되었다. 이를 통해 하나의 법원에서 보통법과 형평법을 모두 다룰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신탁 Trust의 기본 개념

신탁 Trust이란 설정자 settlor라 불리는 사람이 수탁자 trustee라 불리는 다른 사람에게 제3자인 수익자 beneficiary의 이익을 위하여 특정 재산을 보유하도록 하는 관계를 말한다.

여기에는 수탁자 trustee에게 부과되는 구속력 있는 의무가 존재하며, 이는 수익자 beneficiary의 이익을 위해 재산을 관리해야 할 의무를 포함한다.

설정자가 신탁을 설정하는 이유는 자신의 생전 혹은 사후 유언을 통해 누군가에게 완전한 소유권 outright ownership을 넘겨주지 않으면서도 재정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수탁자의 법적 이익 Trustee’s Legal Interest

수탁자 trustee는 신탁 재산에 대한 법적 소유권 legal title을 보유하므로 법적 이익 legal interest을 가진다.

이러한 법적 소유권은 수탁자가 신탁 재산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완전한 소유권자 outright owner와 달리, 수탁자는 엄격한 법적 의무에 따라 수익자의 이익을 위해 재산을 보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수탁자는 신탁 재산이 안전하고 합리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할 의무를 지며, 만약 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수익자에 의해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수익자의 형평법적 이익 Beneficiary’s Equitable Interest

수익자 beneficiary는 재산의 소유권이 아닌 그로부터 나오는 혜택 benefit을 향유한다.

수익자는 수탁자 trustee의 의무 이행을 강제하고 위반 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대인적 권리 personal right를 가진다. 또한 수익자는 신탁 재산이 선의의 매수자 bona fide purchaser에게 매각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탁자의 인적 대리인 등 승계인에 대해서도 자신의 이익을 강제할 수 있는 대물적 권리 proprietary right를 가진다.

수익자의 권리 그 자체도 하나의 재산 항목으로 간주되어 타인에게 매각되거나 양도될 수 있다.

확정 신탁 Fixed Trust

확정 신탁 fixed trust은 수익자 beneficiary가 받게 될 신탁 재산의 몫을 신탁 조항이 정의하고 있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X의 생전에는 X를 위하여, 그 후에는 Y를 위하여 on trust for X for life remainder to Y’ 와 같이 설정된 경우, 이는 차례대로 효력이 발생하는 연속적인 수익적 이익 successive beneficial interest을 의미한다. X가 살아있는 동안 Y는 어떠한 수익적 이익도 갖지 못한다.

또한 ‘A가 21세가 되면 A를 위하여, 만약 그전에 사망하면 B를 위하여 on trust for A if he attains 21 but if he dies before then, for B’ 와 같은 조건부 이익 contingent interest도 있다. 이 경우 A가 21세가 되면 B는 어떠한 수익적 이익도 갖지 못한다.

미성년자 C를 위한 신탁 on trust for C (infant)은 재산을 관리할 능력이 없는 자에게 거액을 이전하지 않기 위해 설정된다.

반면, 온전한 정신적 능력을 갖춘 성인 D를 위한 신탁 on trust for D (adult with full mental capacity)은 제한이나 조건이 없는 단순 신탁 bare trust이다. 이 경우 수익자는 수탁자에게 법적 소유권을 자신에게 이전하여 완전한 소유자가 되게 함으로써 언제든지 신탁을 종료시킬 수 있다. Saunders v Vautier (1841) 49 ER 282

재량 신탁 Discretionary Trust

재량 신탁 discretionary trust은 수탁자 trustee에게 어떤 수익자가 얼마를 받을지, 혹은 특정 수익자가 무엇이라도 받을지 여부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한다.

수탁자 trustee는 신탁 재산을 분배할 시기가 왔을 때 상황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재량 신탁 하에서는 수탁자가 재량권을 행사하기 전까지 어떠한 개인도 형평법적 이익 equitable interest을 갖지 않는다. 수탁자에 의해 이익이 배분되기 전까지 이러한 개인들은 수익자 beneficiary 라기보다는 대상자 objectives라고 불린다.

기득 이익 Vested Interest와 조건부 이익 Contingent Interest

수익자 beneficiary가 신탁 조항에 부과된 어떤 조건도 충족할 필요가 없다면, 그는 기득 이익 vested interest (무조건적 이익)을 가진다.

예를 들어 X가 수탁자 trustee에게 5만 파운드를 Y를 위해 보유하도록 한 경우, Y가 18세 이상이라면 그는 수탁자에게 영수증을 제공하고 5만 파운드의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 Y가 18세 미만이라면 수탁자는 Y가 18세가 될 때까지 돈을 보관한다. 만약 Y가 18세 이전에 사망한다면, 신탁 재산은 Y의 개인 유산의 일부가 되어 그의 상속인에게 승계된다.

반면 수익자 beneficiary의 이익이 발생할지 안 할지 모르는 사건에 달려있거나 수익자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경우, 그는 조건부 이익 contingent interest을 가진다.

해당 조건이 충족되면 수익자의 이익은 기득 이익 vested으로 변한다. 그러나 수익자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탁 재산은 복귀 신탁 resulting trust을 통해 설정자 settlor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점유 이익 Interest in Possession과 잔여 이익 Remainder

수익자 beneficiary가 즉시 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면 점유 이익 interest in possession을 가진 것이며 이를 평생 수익자 life tenant라 한다.

반면 다른 수익자의 향유 권리가 만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잔여 이익 interest in remainder을 가진 것이며 이를 잔여권자 remainder man라 한다.

예를 들어 ‘X의 생전에는 X를 위하여, 그 후에는 Y를 위하여’ 신탁이 설정된 경우, X는 사망 시까지 신탁 재산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지만 법적 소유권 이전을 요구할 수는 없다. X가 사망하면 Y의 이익은 점유 상태 falls into possession가 되며, Y는 혜택을 누릴 뿐만 아니라 법적 소유권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제한적 이익 Limited Interest와 절대적 이익 Absolute Interest

수익자 beneficiary가 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 income에 대해서만 이익을 갖는다면 제한적 이익 limited interest이라 하며, 재산을 형성하는 자본 capital 혹은 자본과 소득 모두에 대해 이익을 갖는다면 절대적 이익 absolute interest이라 한다.

명시 신탁 Express Trust와 묵시 신탁 Implied Trusts

설정자 settlor가 생전에 자기 자신을 수탁자 trustee로 선언하거나 재산을 제 3자인 수탁자 trustee에게 이전함으로써 명시 신탁 express trust을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설정자 (유언자)는 유언을 통하여도 명시 신탁을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유언자가 사망할 때까지 효력이 없다.

단일 sole 수탁자 trustee가 유일한 수익자 beneficiary가 될 수는 없으며, 이 경우 신탁 trust은 성립하지 않는다.

묵시 신탁 implied trusts에는 복귀 신탁 resulting trusts과 의제 신탁 constructive trusts이 있다.

복귀 신탁 resulting trusts은 현재 신탁의 조건부 contingent 이익이 특정 사유로 수익자에게 귀속될 수 없는 경우 등의 특정 상황에서 암묵적으로 발생하며, 수탁자는 설정자를 위해 재산을 보유하게 된다.

의제 신탁 constructive trusts은 재산의 법적 소유자가 청구인의 형평법적 이익을 부인하는 것이 비양심적 unconscionable이라고 판단되는 상황 등에서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