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 Rich v Bishop Rock [1996] AC 211

Citation:

Marc Rich & Co AG v Bishop Rock Marine Co Ltd (The Nicholas H) [1996] AC 211

Court:

House of Lords

Judges:

Lord Keith of Kinkel, Lord Jauncey of Tullichettle, Lord Browne-Wilkinson, Lord Lloyd of Berwick (Dissenting), Lord Steyn

Appellants:

Marc Rich & Co AG and others (화물 소유주)

Respondents:

Bishop Rock Marine Co Ltd (선주 – 합의로 소송 종료), Nippon Kaiji Kyokai (NKK, 선급 협회 – 실질적 피상고인)

Held:

House of Lords는 4대 1의 다수의견으로 Appellants의 상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선박 ‘Nicholas H’호가 선체 균열에도 불구하고 NKK 소속 검사원 (surveyor)의 과실로 인해 임시 수리만 거친 채 항해를 계속하다 침몰하여 화물이 전손된 사안이었다. 화물 소유주들은 선주와의 소송은 합의하고, 나머지 손해에 대해 선급 협회인 NKK를 상대로 불법행위 (tort)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물리적 재산 손해 (physical damage)가 발생한 사안이라 하더라도 주의 의무 Duty of Care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예견 가능성 (foreseeability)과 근접성 (proximity) 외에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합리적 (fair, just and reasonable)’이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선급 협회에 주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Ratio decidendi:

Lord Steyn은 불법행위법상 주의 의무 성립 요건으로 Caparo v Dickman의 3단계 테스트를 적용했다. 비록 물리적 손해가 발생했고 예견 가능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선급 협회에 주의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합리적’이지 않다.

국제적 계약 체계의 교란: 해상 운송은 헤이그 규칙 (Hague Rules) 등 국제 협약에 기반한 계약 구조 (선주의 책임 제한 등)와 보험 체계 위에서 운영된다. 선급 협회에 별도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면 화물 소유주가 이러한 계약적 책임 제한을 우회 (outflanking)할 수 있게 되어 기존의 국제적 위험 배분 및 보험 체계를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

공익적 역할: 선급 협회는 해상 안전이라는 공익 (collective welfare)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독립 기구이다. 만약 이들에게 막대한 배상 책임을 지운다면 방어적인 업무 수행을 초래하여 오히려 본연의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

책임의 주체: 선박의 감항성 (seaworthiness) 유지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선주에게 있으며, 선급 협회의 역할은 부차적이다.

    Obiter dicta:

    Lord Steyn은 Hedley Byrne v Heller 판례의 ‘자발적 책임 인수 voluntary assumption of responsibility’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했으나, 이 사건에서 화물 소유주들은 NKK가 검사를 수행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고 전적으로 선주에게 의존했으므로, NKK가 화물 소유주에 대해 책임을 인수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소수의견인 Lord Lloyd는 물리적 손해가 발생한 사건에서는 Donoghue v Stevenson의 일반 원칙을 적용하여 주의 의무를 인정해야 하며, 선급 협회를 면책시킬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