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aration between the Legislature and the Judiciary 입법부와 사법부의 분리
영국의 입법부 The Legislature와 사법부 The Judiciary는 제정법 Statute과 헌법적 관습 Constitutional Convention에 의해 분리된다. s 1 House of Commons (Disqualification) Act 1975는 사법직 Judicial Office을 보유한 자 (예를 들어 법원의 판사)는 하원 House of Commons 의원으로 선출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는 입법부와 사법부 간의 겸임을 금지하여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려는 의도이다.
또한 헌법적 관습에 따라 의회 의원 Member of Parliament은 특정 판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으며, 판사 역시 정치 활동을 직접 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또한, Sub-judice Rule에 따라, 의회는 현재 법원에서 심리 중이거나 심리를 기다리는 사건의 세부 내용을 논의하지 않는다. 이러한 헌법적 관습들은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법관을 보호하고, 동시에 사법부가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관계는 권리장전權利章典 제9조 Article 9, Bill of Rights 1689에 일찍이 명시되어왔다. 즉, 의회 의원이 의회 내에서 한 발언에 대해 법원이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보장한다 (Freedom of Speech in Parliament). 따라서 사법부는 의회 내의 토론 내용에 대해 개별 의원들에게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으므로, 의회 내의 자유로운 토론을 보장하고 입법부의 독립성을 보장한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중첩과 그 문제점
그러나 역사적으로 영국의 입법부와 사법부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았으며, 두 가지 중요한 부분에서 중첩이 존재했다. 첫번째로, 오랜 세월 동안 영국 사법부의 최고법원은 상원사법위원회 Appellate Committee of the House of Lords였다. 다시 말해 입법부의 일부인 상원 House of Lords이 사법부의 최고법원 기능을 수행해 온 탓에, 상원 의원이 상원사법위원회의 직을 수행할 경우, 최고법원의 판사가 의회의 입법 행위에도 참여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두번째로, 역시 오랜 세월 동안 Lord Chancellor는 사법부의 수장직과 상원 House of Lords 의장직을 겸임했다. 입법 기능과 사법 기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 형태로 국가가 운영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중첩은 Constitutional Reform Act 2005에 의해 근본적으로 제거되었다. 동법은 영국 대법원 UK Supreme Court을 신설하여 상원 House of Lords의 사법 기능을 분리했고, 사법부의 수장 역할을 Lord Chancellor에서 Lord Chief Justice에게 이전했다. 그리하여 사법부와 입법부의 중대한 중첩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가 입법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논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영국 법원의 판사는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엇이 법인지 선언만 하는 것이라는 Declaratory theory가 우세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판사는 Common Law 보통법을 발전시키고 법률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입법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Legislative theory도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사들은 의회가 이미 다룬 영역이나 입법 의도가 매우 명확한 영역에서는 새로운 보통법 발전을 자제한다는 Judicial Restraint theory도 인정받는다.
그러나 어떤 이론에 입각하여 사법부가 입법적 기능을 수행한다 하여도, 영국의 입법부와 사법부의 관계의 핵심은 보통법 상의 의회주권議會主權 원칙 (Common Law Doctrine of the Parliamentary Supremacy)이다. 따라서 의회는 법원이 생산한 판례법 Case Law를 무효화하는 제정법 Statute을 입법할 수 있지만, 반대로 법원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을 무효화할 권한이 없다. 이는 사법부가 의회주권議會主權 원칙을 따르기 위해 스스로의 권한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Burmah Oil v Lord Advocate [1965] 사건에서 법원은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민간인의 재산을 파괴한 행위에 대해 보상을 인정했지만, 의회는 War Damage Act 1965를 제정해 이 판결을 소급적으로 무효화했다. 이는 의회가 판례법조차 입법으로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Human Rights Act 1998은 사법부의 역할에 변화를 가져왔다. 만약 의회가 제정한 법률이 유럽인권협약 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 (약칭 ECHR) 과 충돌할 경우, 법원은 해당 법률이 ECHR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선언할 권한을 가진다. 이는 해당 법률을 직접적으로 무효화하지는 않지만, 정부에 강한 압력을 가하여 해당 법률의 개정을 유도한다.
현대에 이르러 사법부의 정치화 Politicisation of the Judiciary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부 고위 판사들이 공적 조사 Public Inquiries위원회에 임명되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다루면서, 사법부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또한 내각 장관 Cabinet Minister이나 일반 의원 Backbench MPs들이 개별 판사를 직접 비판하여 헌법적 관습을 위반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특히 인권 관련 판결이나 형사사건의 양형에서 너무 관대하다는 이유로 공격받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Human Rights Act 1998 시행 이후 법원이 정치적 성격을 띤 사건들을 다루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사법부가 정치화된다는 비판은 더욱 빈번해졌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견제와 균형
영국의 입법부 The Legislature와 사법부 The Judiciary는 서로 충돌하거나 중첩되는 경우가 있지만, 여전히 서로 간의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존재한다.
이미 서술했듯이, 의회 의원은 판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는 것이 헌법적 관습이고, 법원의 판사 역시 정치 활동을 자제한다. 또한 Sub-judice 원칙은 사법부의 독립을 보호하고 입법부가 재판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의회주권議會主權 Parliamentary Supremacy 원칙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사법부는 인권법의 영향 아래 의회의 입법을 제한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법원이 의회의 법률과 ECHR의 양립 불가능성을 선언할 수 있게 된 것은 영국 헌법사에서 큰 변화였다. 이는 권력분립의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며, 입법부와 사법부의 상호 관계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영국에서 입법부와 사법부의 권력분립은 성문헌법이 없는 상황에서도 법률, 관습, 판례를 통해 발전해 왔다. 즉, 영국의 헌정 체제에서 권력분립 Separation of Powers은 고정된 구조나 제도가 아니라, 역사와 정치적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형성되고 변화하는 작동 원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