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설명했듯이, 영국법에서 계약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며 성립되려면 agreement, contractual intention, consideration 등의 3가지 필요 요소들이 존재해야 한다. Agreement는 계약 당사자 간의 합의를 의미하는데, 유효한 agreement는 offer 청약과 acceptance 승낙으로 이루어진다.
Acceptance (승낙)
Acceptance (승낙)은 청약 조건에 대한 final and unqualified assent (최종적이고 무조건적인 동의)를 의미한다. (Prof. Treitel) 다시 말해, 최종적이지 않거나 조건부의 동의는 acceptance라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counter-offer (반청약)은 원청약을 소멸시키는 효력을 내므로, 그 이후에는 원청약 자체를 승낙할 수 없게 된다. Hyde v Wrench (1840) 3 Beav 334
간혹 계약 당사자들이 서로의 계약 서식을 교환하며 계약 조건이나 내용을 협의하는 경우, 어느 시점에서 어떤 계약 조건 contract terms가 agree 되었는지 여부가 불분명해지는 Battle of the forms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가장 마지막으로 교환되거나 합의된 조건이 청약 혹은 반청약으로 간주되어 우선한다. Butler Machine v Ex-Cell-O [1979] 1 WLR 401 혹은 마지막으로 합의된 조건에 따른 행위 (conduct)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승낙으로 간주된다. Brogden v Metropolitan Railway (1877) LR2 App Cas 666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 내용이 불확실하거나 중요한 사항이 미정인 경우 법원은 계약을 강제하지 않을 수 있다. Scammell v Ouston [1941] AC 251 그러나 법원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모호한 표현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해 계약을 유효하게 인정하기도 한다. Hillas v Arcos (1932) 147 LT 503
General rule of acceptance
승낙은 반드시 communicated (통지)되어야 하며, 수령된 시점과 장소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Entores v Miles Far East [1955] 2 QB 327
또한, 승낙은 승낙자 또는 그의 적법한 대리인에 의해 전달되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라 하더라도 적법한 대리인이 아니라면 승낙을 전달할 수 없다. Powell v Lee (1908) 99 LT 284 제3자에 의한 청약 철회는 가능한 반면, 제3자에 의한 수락은 불가능하다.
Silence (침묵)은 원칙적으로 승낙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청약자는 승낙자의 침묵을 승낙으로 간주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정하여 계약을 성립시킬 수 없다. 이는 비자발적 승낙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Felthouse v Bindley (1862) 11 CBNS 869 (비판받아온 판례) 그러나 청약자가 침묵이 승낙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유도하고, 승낙자가 그 믿음에 따라 행동했다면, 침묵은 승낙으로 인정될 수 있다. Re Selectmove [1995] 1 WLR 474
Postal rule (우편에 의한 승낙)
우편으로 발송된 승낙서는 발송한 순간에 효력이 발생하며, 이 시점에서 계약이 성립한다. 이는, 승낙이 반드시 통지되어야 한다는 일반 원칙의 예외이다. Adams v Lindsell (1818) 1 B&Ald 681
승낙서가 우편 송달 도중 분실되거나 송달 지연되더라도 우편 규칙 Postal rule은 여전히 적용된다. Household Fire & Carriage Accident Insurance v Grant (1879) 4 Ex D 216
Postal rule은 승낙에만 적용된다. Revocation 철회 통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우편 사용이 합리적 (reasonable)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우편물은 적절히 우표가 부착되고 주소가 기재된 상태에서 발송되어야 한다.
청약자가 명시적으로 우편을 통한 승낙을 배제한 경우에는 postal rule이 적용되지 않는다.
우편을 통한 승낙을 배제하지 않았더라도 postal rule은 배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계약 당사자가 acceptance 승낙의 효력은 우편 발송 시점이 아니라 우편을 수령하여 승낙이 실제 통지된 시점에 발생한다고 명시적으로 혹은 묵시적으로 의도했다면 postal rule은 배제될 수 있다. Holwell Securities v Hughes [1974] 1 WLR 155
참고로 이미 전달한 acceptance 승낙을 우편으로 철회하는 경우 (retraction of postal acceptance)에 대해서는 영국 판례상 명확한 권위 (English authority)가 존재하지 않는다.
More rules on acceptance
Telexed acceptance (전신을 통한 승낙)은 수신자가 읽지 않았더라도 합리적으로 읽었으리라 기대되는 시점에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The Brimnes [1975] QB 929 그러나 보편적 규칙은 없으며, 법원은 당사자의 의도, 건전한 상거래 관행, 위험 분배 등을 고려한다. Brinkibon v Stahag [1983] 2 AC 34
Unilateral contracts (일방계약)의 경우, 청약자는 승낙의 통지를 요구할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며, 승낙자의 행위 (conduct)가 곧 승낙으로 간주된다. Carlill v Carbolic Smoke Ball [1893] 1 QB 256
Offer of reward (보상 청약)의 경우, 승낙자는 청약의 존재를 알고 있어야 한다. 청약을 알지 못하면 동의가 성립하지 않는다. R v Clarke (1927) 40 CLR 227 승낙자의 동기가 혼합된 것은 무관하다. 즉, 보상을 포함한 다양한 동기가 있더라도 승낙은 유효하다. Williams v Carwardine (1833) 5 C&P 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