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계약에 조항을 묵시적으로 포함시키는 경우는 크게 local customs 관습, previous course of dealing 과거 거래 관행, 당사자의 presumed intention 추정된 의도, 그리고 type of contracts 계약의 성격에 의한 경우로 나뉜다.
지역 관습 Local Custom이나 무역 관행 Trade Usage에 의한 묵시적 조항
계약의 양 당사자가 지역의 관습이나 무역 관행에 대한 공통된 전제 common assumption을 바탕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법원은 그 전제에 기초하여 조항을 묵시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 Hutton v Warren (1836) 1 M&W 466
예를 들어, 농업 임대차 계약에서 관습적으로 인정되던 작물 보상권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계약서에 해당 관습이나 관행과 모순되는 조항 provision which contradicts the custom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면, 법원은 관습에 기초한 묵시적 조항을 인정하지 않는다. Express terms 명시적 조항이 관습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과거 거래 과정 Previous Course of Dealing에 의한 묵시적 조항
계약의 양 당사자가 동일한 거래 same dealing을 일관되게 consistently 계약해 왔다면, 이전 계약에 포함되었던 조항이 이번 계약에도 묵시적으로 편입될 수 있다. Spurling v Bradshaw [1956] 1 WLR 461
Spurling v Bradshaw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 체결 후 발송된 문서에 담긴 면책 조항 exemption clause라 하더라도, 양 당사자 간에 수 년간 지속된 거래 관행이 있었으므로 해당 조항이 계약의 일부로 편입된다고 보았다. 여기서 핵심은 거래의 빈도와 일관성이다.
당사자의 추정된 의도 Presumed Intention를 반영하기 위한 묵시적 조항
법원은 계약 당사자들이 명시하지 않았으나 당연히 의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을 찾아내기 위해 전통적으로 두 가지 테스트를 사용해 왔다.
첫번째는, business efficacy 사업적 효용성 테스트이다.
어떤 조항이 계약을 상업적으로 작동하게 만들기 위해 (to make the contract work commercially), 즉 사업적 효용성 business efficacy을 부여하기 위해 필수적인 necessary 경우라고 판단될 경우, 법원은 해당 조항을 묵시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 The Moorcock (1889) 14 PD 64
두번째는, officious bystander 참견하기 좋아하는 제 3자 테스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 3자가 나타나 “이 조항도 넣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을 때, 계약의 양 당사자들이 “물론 그렇다 (of course)”라고 대답할 만큼 그 내용이 너무나 명백하여 말할 필요도 없는 경우 (so obvious that it went without saying)라고 판단될 경우, 법원은 해당 조항을 묵시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 Shirlaw v Southern Foundries [1939] 2 KB 206
많은 판례들에서 영국 법원은 위의 두 테스트 모두를 충족해야 하는지 아니면 둘 중 하나의 테스트만 충족하면 되는지에 여부에 대하여 불분명한 입장을 취해왔다. 비교적 최근의 판례에서도 위의 두 테스트가 함께 고려되었으나 어느 쪽도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시되었다. Ashmore v Corp of Lloyd’s [1992] 2 All ER 486
2010년대에 이르러서야 보다 명확한 기준이 판례를 통해 정해졌다. 영국 대법원 Supreme Court는 위의 두 테스트가 서로 다른 판단 기준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조항 terms의 ‘엄격한 필요성 Strict Necessity’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서로 다른 방법일 뿐이라고 정리했다. 두 테스트를 모두 만족해야 하는지 혹은 둘 중 어느 테스트를 사용해야 하는지 보다는 해당 조항 terms이 필수적 necessary인지 여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단지 합리적 reasonable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조항 없이는 계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엄격함을 재확인했다. M&S v BNP Paribas [2015] UKSC 72
계약 유형 Type of Contract에 의한 묵시적 조항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형의 계약 (substantially frequent types of contracts)의 경우, 법원은 그 계약의 전형적인 조항들 typical provisions로부터 묵시적 조항 implied terms를 도출할 수 있다. Liverpool City Council v Irwin [1977] AC 239
예를 들어 임대차 계약 tenancy이나 고용 계약 employment 등이 이에 해당한다. Liverpool City Council v Irwin 사건에서 법원은 고층 아파트 임대차 계약의 성격상 임대인 (시의회)이 공용 부분 (엘리베이터, 계단 등)을 유지 관리할 의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보아 이를 묵시적 조항으로 인정했다.
다만, 이후 판례들에서 해당 논리가 항상 동일하게 적용되어 오지는 않았으므로 명확한 판례법적 법리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not a clear authority). 그러나 현대 영국 계약법에서 계약 유형에 따른 묵시적 조항의 개념으로 정착되었다.